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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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맨살나무 숲에서

2009.06.15 08:42

오연희 조회 수:353 추천:109



맨살나무 숲에서 詩/정국희 행여 천하게 보일세라 진한 립스틱 한번 못 발라 보고 조심조심 살아온 세월 입안에선 종주먹을 휘둘렀을망정 삐뚜름한 말본새로 까들막거려봄 적도 없다 이렇게나 저렇게나 어떤 식으로라도 너나없이 이기고 가는 세월인데 맘 놓고 철퍼덕, 퍼질러 앉아 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억누르며 살아낸 세상이 더도 덜도 아닌 한 시간짜리 필름 한 롤이면 섭섭할 둣 끝날 여정이 지금 여기 맨살나무 위에 노을로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