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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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숲 길/임혜신
노옹께서
눈 내리는 숲길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필시 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숲 속을 바스락 바스락 헤매는 것 외에는
세상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던 여자
떡갈나무 튼튼한 청년의 가슴에 기대어
잠시 쉬었다 갈 뿐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이 없던 여자
동그란 연못같이 풍요로운 발을 가진 여자
천 년 만 년 걸을 수 있을 것 같던 여자
발자국마다 눈방울 꽃을 피우던 여자
구불거리는 길 끝닿는 곳 어딘가에 벽난로를 지피고
주홍빛 등불 걸어놓고 천 년 만 년 기다리고 싶었던 여자
눈 속에 갇힌 해말간 추억처럼 지금은 천 년 만 년 늙었을
필시 그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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