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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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가 물러나겠습니다!”

2011.04.25 04:13

김동욱 조회 수:427 추천:95

지난 2월 초였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기쁘기고 하고, 걱정도 되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집사님! J 목사가 교회를 떠나기로 했답니다.”

저도 잘 알고 있는, 한국에 계시는 J 목사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법 큰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아 가셔서, 수 년 동안 건실하게 목회를 해 오신 분이셨습니다. 무슨 문제를 일으키실 분도 아니고, 급작스럽게 교회를 떠나셔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으셨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론, 그랬습니다.

“J 목사가 그 교회에 청빙을 받아갈 때는 모르고 있었는데, 그 교회가 건축을 하면서 무리를 했었나 봅니다. 모자라는 건축 자금을 은행에서 융자를 받고, 그래도 모자라니까, 교회에서 교회의 장로님들로부터 돈을 빌려, 건축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은행에서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 장로님들께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 교회의 살림도 꾸려 나가야 하고, 그러다보니 교회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빚 갚는 일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답니다. 매달 교회에서 돈을 받아가야 하는 장로님들도, 교회의 형편을 알고 계시니, 마음이 편할 리는 없었겠지요.”

저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인근에 있는 교회가, 건축을 할 대지를 마련해 놓고, 건축을 할 돈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J 목사가 들었답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J 목사가 당회를 소집했답니다. ‘제가 이러이러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교회 장로님들을 만나, 우리 교회와의 통합을 의논하시기 바랍니다. 그 교회가 우리 교회로 들어오면 됩니다. 그 교회가 가지고 있는 땅을 팔아, 우리 교회가 지고 있는 빚을 갚으면 됩니다. 그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통합된 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맡으시면 됩니다. 제가 담임목사직을 사임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바로 추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답니다. 물론 J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교회의 장로들은 당연히 반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J 목사가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그 교회의 장로들도 J 목사의 귀한 뜻을 받기로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제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J 목사님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J 목사님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수요일(2일) 낮에 조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목사님께서 교회를 떠나시게 됐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바른 목회자의 길이 어떤 길인지를 보여 주신 목사님께,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귀한 은혜가 함께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목사님과의 만남을 허락하시고, 귀한 교제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보낸 메일에

“김동욱 집사님, 메일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라는 짦막한 답을 보내오셨습니다. 그 짧은 메일이 더욱 감사했습니다.

J 목사님의 앞으로의 목회 여정에 하나님께서 인도자가 되어주실 줄 믿습니다. J 목사님의 삶에 하나님께서 조력자가 되어 주실 줄 믿습니다. J 목사님께 한없는 기쁨과 은혜의 길을 걷게하신 하나님께서, J 목사님의 자녀들의 삶에도 깊히 개입하시고 함께 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아울러, J 목사님과 같은 자기 희생을 몸소 실천하시는 목회자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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