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
어제:
10
전체:
1,292,391

이달의 작가

나팔꽃

2003.11.06 12:49

오연희 조회 수:285 추천:54

나팔꽃

고향집 허름한 담벼락에 기대어
덜 떨어진 눈꼽 사이로 빙긋이
웃어주던 수더분한 나팔꽃

어느 서러운 님 가방에 숨어들어
울렁이는 욕지기 참으며
내딛은 운명의 땅

후들거리는 발걸음
미끈한 버터냄새
키 큰 야자수가 어깨 구부정하게
내려다보며
이방(異邦)의 초췌한 씨 한 톨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움으로 가슴 뻐근한데
돌아갈 길 더 아득해
짐 팽개쳐놓고
작은 몸 하나 눕힐 곳 찾아 헤맸다

속으로만 터져 가는 그리움
담벼락 붙잡고
통곡했다

오르다 오르다 하늘까지 닿으면
내 고향마을 쩌렁 울리도록
추억의 나팔소리
실컷 불어보련다





2004년 미주문학 봄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의 글들은...♣ 오연희 2015.07.24 204
129 Re......^^* 오연희 2004.02.10 264
128 Re..그리움의 대상이 아무래도.. 오연희 2003.11.12 264
127 Re..감상 오연희 2004.02.16 268
126 문인광장-정말 충분했어 오연희 2003.12.26 269
125 한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3.12.27 269
124 사는 동안 오연희 2003.08.31 269
123 Re..오마나!!^^* 오연희 2003.10.12 270
122 [현장엿보기]자녀친구, 부모친구 오연희 2003.11.21 272
121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275
120 알지못할 슬픔 오연희 2003.08.07 275
119 해변에서 1 오연희 2003.08.05 276
118 짝사랑의 추억 오연희 2003.09.08 277
117 실패한 목회자님들을 생각하며 오연희 2003.07.23 278
116 부두에서 오연희 2003.08.20 279
115 그것도 한때라구요! 오연희 2004.09.01 280
114 꿈 이야기 오연희 2004.03.25 284
113 양심의 소리 오연희 2004.01.14 284
112 이 낯선땅에 뿌리내리느라 힘드니? 오연희 2003.06.27 285
» 나팔꽃 오연희 2003.11.06 285
110 엄마도 여자예요? 오연희 2003.06.01 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