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38
어제:
24
전체:
1,292,581

이달의 작가

이 낯선땅에 뿌리내리느라 힘드니?

2003.06.27 02:09

오연희 조회 수:285 추천:60

무궁화 꽃 핀 거리따라

오연희

아침 산책길을 오가며 길가 정원에 핀 무궁화를 보면 문득 이 집 주인은 누구일까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들도 나처럼 무궁화를 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 한국인일까, 혼자 생각에 젖는다.

덜컥 문을 열고 나오면 아무 말도 못할 거면서 괜시리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는… 같은 마음이예요!…하고 중얼거려본다.

내 추억 속의 나무가 있듯이 모든 사람들은 그들만의 것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을 것 같다.

생각의 끝을 따라가다 보면 내 추억의 나무 뿐만 아니라 그들의 것도 참 소중하게 여겨져 이 세상 모든 꽃과 나무를 바라보는 눈이 더욱 애틋해진다.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가 장미의 화려함이나 백합의 우아함을 갖고 있진 않지만 한국인의 가슴 속엔 어느 꽃보다 화려하고 우아하게 피어 있을 것이라 믿고 싶어진다. 아니 어쩌면 아주 슬프게 피어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가끔 어느 길가 정원에 있는 무궁화에 눈길이 머물러 정신 없이 서 있다 보면 슬그머니 집주인이 밖으로 나온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시침 뚝 떼고 가던 길을 간다. 그 정원의 무궁화를 마음 가득 담아서 간다.

무궁화가 유난히 힘이 없어 보이는 날이 있다. 넌 왜 이 낯선 땅에 와서 뿌리를 내리느라 그리 힘이 드니 우리 모습이랑 너무 닮았네… 그래…우리 서로 위로하며 힘껏 살아보자꾸나…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가만가만 흥얼거려 본다.

입력시간 :2003. 06. 08 18: 21

2002년 6월 9일 기사실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의 글들은...♣ 오연희 2015.07.24 205
89 "레드 스폐셜" 오연희 2004.01.22 560
88 떨떠름한 세무감사 경험 오연희 2004.01.22 257
87 셋방살이의 즐거움중에.. 오연희 2004.01.27 230
86 2월의 노래 오연희 2004.02.03 378
85 이혼한 아빠의 뭉클한 자식사랑 오연희 2004.02.03 654
84 Re......^^* 오연희 2004.02.10 264
83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께 오연희 2004.02.14 434
82 Re..감상 오연희 2004.02.16 268
81 Re..깨지는 가정 오연희 2004.02.18 289
80 싸운만큼 성숙해 지기 오연희 2004.02.18 299
79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237
78 Re..한국이나 미국이나.... 오연희 2004.02.25 293
77 Re......^^* 오연희 2004.02.25 239
76 Re..못말리는 닭살이죠..^^* 오연희 2004.02.27 235
75 Re..소외된 삶 오연희 2004.02.27 201
74 침묵속으로 오연희 2004.02.27 195
73 "동성애" 오연희 2004.03.02 345
72 Re..음~ 오연희 2004.03.05 288
71 Re..웬 신음소리.. 오연희 2004.03.07 222
70 너는 오연희 2004.03.15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