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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화재가 지나간 자리에서 본 '미국의 힘'

2003.11.10 08:27

오연희 조회 수:340 추천:53

이번 남가주 화재진압에 동원된 소방대원중의 많은 수가 현재 감옥에서 죄값을 치르고 있던 범법자들이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들이 이와같은 사회봉사를 하는 대가로 감형이나 금전적인 혜택을 준다는 받는 소리에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위해서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일반인이나 범법자나 그 보람은 마찬가지 일 것 같다. 어쨌든 범법자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만 소방관 훈련을 정식으로 받은 사람들이 늘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제(3일) 늘 하던 습관대로 동네공원(윌슨팍)을 한 바퀴 뛰려고 새벽에 나갔더니 그 넓은 공원 파킹장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차들이 꽉 차있었다.

차를 멀리 세워놓고 공원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사람들이 끝이 안보일정도로 줄을 길게 서 있었다. 가만 보니 더러는 여자들도 있었지만 주로 혈기가 넘쳐 보이는 젊은 남자들이 손에 등록원서로 보이는 용지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얼마나 일찍 와서 기다렸는지 조립용 의자를 펴놓고 빵과 커피포트를 준비해와선 신나게 먹고 떠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한 백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소방관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 등록하러 나왔다는 것이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와서 보니 아직도 접수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등록을 하려는 사람들은 꾸역꾸역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7시쯤이 되자 그제서야 몇 개의 탁자를 펴놓고 등록을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곳에 줄 서있는 사람들 중간중간에 가선 소리를 높여 안내하는 한 남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러분들중 출동명령이 떨어져도 ‘조금만 있다가 갈게요’ 라고 할 사람은 일찌감치 돌아가라”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수업은 아침 7시30분, 정오12시, 그리고 오후4시에 있다고 했다.

이번 화재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갑자기 부각된 느낌이 들었다.

천재지변과 다를 바 없는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을 통하여 알려진 소방관이라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른 새벽에 아주 신나는 표정으로 교육을 받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싱싱하고 대견해 보였다. 미국의 힘을 보는 듯 했다.

입력시간 :2003. 11. 07 18: 12
2003년 11월 10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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