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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마술과도 같은 사랑의 힘으로

2005.12.12 08:07

오연희 조회 수:533 추천:81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한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드라마나 소설의 주제가 되어 왔다. 사랑의 힘이 모든 절망과 시련을 이길 유일한 길인 것은 사랑 속엔 조물주가 피조물에게 주신 가장 선한 에너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집안의 하잘 것 없어 보이는 화초도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면 화답이라도 하듯이 파릇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타고난 모습이 그리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관심 밖의 어떤 것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사랑이라는 에너지를 품고 다가갔기 때문이리라.

살아가다 보면 세상 기준으로는 그리 내놓을 것 없는 자라 할지라도 나에게 오직 나에게는 가장 돋보이는 존재로 다가 오는 이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인연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오직 한 사람이어야 하는 부부의 인연이라면 하나님을 들먹이며 인연의 소중함이나 놀라움을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한 사람과의 인연만으로 살아가진 않는다. 부부 양 집안을 비롯해서 동네이웃도 있고 교회친구도 있고 직장동료도 있고 때로는 쇼핑가서 우연히 만났는데 마음이 통해서 오랫동안 좋은 친구로 살아가기도 한다.

좋은 인간관계가 안겨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삶의 기쁨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으련만 때로 어긋나는 인연 때문에 힘들어 할 때도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디든지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도 있고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얼굴만 떠 올려도 가슴 한 켠 통증을 느껴 본적은 없는지 모르겠다. 그 누군가가 남이 아니라 부모님이라면 혹 자식이라면 어떨까.

부모 자녀간의 친밀감의 결여로 인한 외로움 같은 것을 느껴 본적은 없었던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상처를 나누고 연약함을 드러내도 안전하게 느껴지는 그런 가정 그런 부모 자녀간이 되고 싶은데 왜 잘 안 되는 것일까.

먼 훗날 우리 자녀들이 엄마 아빠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아름다운 순간만 남게 하고 싶은데 왜 우리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그런 좋은 생각과 거리가 멀게 느껴질까.

이곳에 글을 쓰면서 책을 읽으면서 자녀에 관한 많은 안타까운 사연들을 들으면서 충고의 말을 들려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모든 부모님들의 간절한 바람들을 읽을 수 있었다.

필자 역시 많은 시행 착오를 경험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지극히 보통 아이들인지라 좀 더 욕심을 부려보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길 수시로 한다. 아무리 여러 상황을 듣고 보고 경험했다 할지라도 언제나 낯선 사건이고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 온다. 그럴 때마다 참으로 한계 많고 약한 나를 바라본다.

요즘 필자에게 특별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라는 말을 쉽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발하면 곤란하겠지만 부모도 잘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미안하다" 는 말에 인색하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자식을 키우는 것은 도자기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랑말랑 할 때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야지 굳어진 뒤에 고치려면 결국 깨져버리고 만다. 그런데 어떤 모양을 만들어야 할지 뚜렷한 계획도 없이 주어진 우리 자녀들 부모의 시행 착오 속에 상처 받고 외로워 했을지도 모를 우리 아이들 생각해 보면 참 미안한 일이다. 그런 중에도 별 탈없이 성장한 자녀를 가졌다면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그 선한 사랑의 에너지 덕분이리라.

"사랑 받는 것의 놀라움 보다 더 마술적인 놀라움은 없다. 그것은 사람의 어깨에 신의 손가락이 얹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금 누군가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사람은 전지전능한 신의 손길이 늘 어깨 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며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의 손가락이 이미 신의 손가락이 되어 매일 매 순간 마술과도 같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 고 한다.

우리모두 서툴고 거칠고 여러모로 미치지 못하는 마음을 가졌지만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 해를 맞이하자.

사랑의 힘은 마술과도 같으므로…



신문발행일 :2005.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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