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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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우체부

2009.01.21 07:34

오연희 조회 수:338 추천:75





























      안단테 - 편지(피아노연주곡)



















  우 체 부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나홀로 섬이 되어 흐르던 대학시절,
고향에서 날아드는 한통의 편지는
그리운 고향의 향기이고
어머니의 손길이었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 우체부를
촬영하게 된 것도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그날은 눈이 무지무지하게 내렸습니다.
그나마 가느다란 시골길은
눈 속에 묻혀 분간하기 어려운데,
우체부는 한통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눈보라 속
십리길을 헤쳐가고있었습니다.





눈조차 뜨기 힘든 강풍이 자전거를 넘어뜨렸습니다.
바람에 날라가는 소포뭉치를 간신히 움켜쥔 우체부는
자전거를 추스리며 갈 길을 재촉해보지만
길은 보이지 않고 눈발은 더욱 거세지기만 합니다.





간신히 외딴 마을에 다다른 우체부는
오히려 짐이 되어버린 자전거를
세워 놓고 집집마다 편지를 전하러 다닙니다.
자전거도 우편행낭도 소리없이
눈을 맞으며 주인을 기다립니다.





들녁을 지나 산골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외로운 마을에 우체부는 반가운 손님입니다.
그가 눈보라를 헤치며 이렇게 찾아온 것도
그를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때쯤 나의 손가락은 얼어서
주먹으로 셔터를 눌러야만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의 마지막 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편지엔 누군가의 마음이 오롯이 들어 있겠지요.

요즘은 편지보다는 전화나 이메일에
더 익숙해져가고 있지만
때로는 어머니의 체취처럼
종이내음이 그리워집니다.

오늘 그리운 사람에게 자신의 향기가 담긴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요? 예전에 그랬듯이....


- 김녕만의 사진세계 -












    나무를 쓰다/임성규

    대패밥처럼 얇게 가늘게
    마음을 깎았네.
    깍아서 삶을 이으며 붙이며 살았네.
    깍인 몸 다 털고나니
    속울음이 상처를 덮네.

    아무리 큰 못을 박아도
    붙일 수 없는 네 숨결
    흙구덩이 더듬어 밤새 흘렀네
    푸른숲, 그 기억을 깨우는
    잘린 생 한토막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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