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의 각도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Oct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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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의 각도 / 성백군

 

 

부엌칼로

과일을 깎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대게, 칼날이 껍질 위를 그냥 지나가고

어떨 때는 칼이

과즙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칼날이 나가지 않는다

 

, 이리 칼날이 무뎌하며

화를 내 봐야 도움이 안 된다

어쩌다 부엌에 들어 먹거리를 준비하려니

부엌칼이 다 텃세한다.

 

눈높이,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다

손목의 눈높이, 칼날의 각도

돈 많고, 배움이 깊고, 권세가 있어도,

배려가 없으면 적용이 안 된다

 

조심해라. 성질난다고

칼을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도마에서 떨어져 발등 찍는다

 

    1430 - 100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