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양기(陽氣)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Feb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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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양기(陽氣) / 성백군

 

 

         (1)

출입구

볕뉘 밑 동백꽃

봉오리째로 뚝뚝

그늘이 선혈로 낭자합니다

 

뭉그적거리다가

놀란 길모퉁이 나목, 벚나무

급했나? 꽃들을 쏟아내는데

하늘이 온통 하얗습니다

 

담 너므로

궁금하던 옆집 자목련

무슨 일인가 싶어 귀를 기울이는데

날름날름 입이 찢어집니다

 

         (2)

이런 우리 동네를

두르고 있는 나무 울타리

그중 몇몇 목여(木女)

잘빠졌습니다. 매끈합니다

 

홀딱 벗었네요

대낮인데, 팬티도 안 입고

가랑이를 짝 벌리고

, 옷 입고 정신 차려

늙은이 꼬셔봐야 입심만 험해져

 

          (3)

머쓱해진 목여(木女)

춥지만, 꽃샘바람에 몸을 맡기는데

연이어 터지는 재채기

사방으로 양기(陽氣)가 떨어집니다

 

흰 꽃, 노랑, 빨강, 분홍, 자주,

나목도 뒤질세라 새싹을 쏟아 냅니다

천지가 다 산실

세상이 봄 양기로 가득합니다

 

   1469 - 0222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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