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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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중앙/남편은 뭐하시나요?

2007.09.04 05:31

오연희 조회 수:382 추천:50

미국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국의 이웃들 그리고 친구들이 그리워서 전화라도 하면
도대체 집구석에 붙어있는 여자(여편네…ㅎㅎ)들이 없다.
내가 알고 있는 그녀들..직장도 없는데 왜 그리 바쁠까?

내가 알기론 집에서 팡팡^^ 놀면서(?)도 한국여자 처럼 배짱 튀기며 사는 나라 여자들 그리 많은 거 같지 않다.
이런 말 하면.. 무쓴소리!…흥분하는 아줌마들 있을 거 같아 일찌감치 방탄 조끼입고 글을 계속 써야 할지 모르겠다.

놀다니…얼마나 바쁜데 놀다니…그렇지 집에만 처박혀 있을 순 없지…가끔 코에 바람 좀 넣는 거지...갑갑해서..

웬만한 가정에 세탁기 냉장고야 기본 중에 기본이고 식기세척기 오븐기 등등을 위시한 주방기기들의 발달로 인해서 여자들의 가사노동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가?

모임의 성격이 거의 소비적 경향을 띠고 있긴 하지만 한국의 주부들이 가정 밖으로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니 주부를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가 가장 잘된다는 말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정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여자들도 남편이 웬만큼 잘 벌어오면 가정에 안주해버리는 경우는 한국여성만일까?

글쎄..미국이나 유럽선진국 여성들은 남편의 경제능력과 관계없이 직장을 다니고 있을까?

내가 그런 통계조사를 알아볼 방법도 없고 …잘 모르겠다.
그냥..내가 만난 몇몇의 사람들만 보고 맞다 아니다..말할 수는 없다.

다만 미국이나 유럽선진국에선 주부들이 자신의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자원봉사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제공되고 있고 그리고 결혼 후에도 대부분 직장을 계속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또는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결혼한 여성이 직장생활을 계속할 경우 넘어야 될 산이 너무도 높게 느껴진다.

한국에 사는 나의 여동생이 교편생활을 오래도록 했는데도..도대체..학교라는 곳이 정시에 퇴근해야지 집에 가서 애들도 챙기고 살림도 제대로 할 텐데 제시간에 퇴근하려면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동생은 그나마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남편의 경제력과 관계없이 자신의 일을 좋아하다 보니 버티어 나갈 수 있는 것이지….
교편생활은 다른 직종에 비해서 나은 편이라고 하는데도 정말…결혼한 여성이 직장생활을 지속하기가 얼마나 고달픈지…모른다며 동료 여선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이렇게 특별히 자신의 일이 좋아서 하는 경우 말고는 사실..남편이 웬만큼 벌면 그냥 집에서 애들이랑 남편 뒷바라지나 하고..시간 내서 동창회나 나가고 취미생활이나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나니님 답글
위의 말씀이 머리를 끄덕이게 합니다.

남편이 열심히 피땀흘려 가꾸어준
든든한 울타리 안의 가정을
포근히 꾸며나가는 주부의 삶...

남편을 일찍 잃으신 저의 엄마가
당신의 딸년들이 그렇게 살기를
무척이나 바랬던 분이십니다.

얼마나 세뇌공작을 잘 하셨는지 ^^
두 딸이 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실은 딸년들이 별 잘난 재주가
없어서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런데 저희 자매도 그렇게
연희언니처럼 가끔은 슬픈것입니다.

그러나 배부른 소리 인것...두
역시 맞는 말이긴 합니다. ^^

저는 저보다 7살 위인 언니가
지금 제 나이일 적 부터 정신없이
'자기찾기' 에 열을 쏟으며
평소에는 하늘같이 껍벅 죽어살던
형부와 맞서기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땐...
'저 여자가 갑자기 왜 저러나...'
했댔습니다.

근데 지금은 제가 제 자신을 보면서
'아~~~! 알았쓰~!' 하면서
무릎을 칩니다.
(요새 울남편이 불쌍해 질락
합니다... *^^*)


저두...남편이 무엇하세요?
하고 물어오면 너무나 곤혹스럽습니다.

저의 케이스는 사람들이 갖고계신
선입견이 좀 많은 편인데다가
제 성격이 틀에 맞추어 지는 것을
싫어하는 '모난돌' 이기 때문입니다.


에효~!
걍...이름 석자 대고 인사하고
인정 받으며 살수 있었음 좋겠다...
하는 씁쓸한 바램이 있을 때가
저도 있답니다요~~ ^^
...................
오연희답글
나니님 같은 경우는 한국인이 갖고 있는 낭군님의 직업에 관한 선입견이 작용을 할거 같아요.
저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이민 생활이라는것이 여자가 일안하고 가정만 지키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보니 부러워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하지만..
열심히 일하다가 쉬는것이 귀하지..
허구헌날 쉬는 사람은 역시 일하고 싶을때가 많지요. 그렇다고 부러운 그정도는 아니지만..

나의 모든 환경에 감사하지요! 물론...
특히! 남편에게...

근데...나를 찾아 갈려니 어디서 어떻게..
막연하다보니까 ...갑갑했는데..
이젠 괜찮아요!

가끔 슬퍼지지만..
힘든 많은 여인네들이 보면 이것도 사치일거 같아서..

지금 이런말을 할수 있는 여유도 삶을 누리고 사는건데...

작은 나의 생활에 만족할려고 애쓰보는거지요.
..........
정아님답글
오호, 나니님이 어디 가셨나 했더니 이방에
놀러와 계셨군요.

두분 우아한 백조얘기 들으시면 열 받는 분들도
있으시겠읍니다.
저는 우아한 핑크조가 되겠읍니다.
겉으로는 백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사회경험이 전무한 전형적인 spoied son인
남편과 미국에서 20여년을 살다보니 무슨 일인들
안 겪었겠읍니까.
저는 피멍든 백조입니다.

아이들이 커 가는데 도저히 일을 할수 없어서
남편에게 선전 포고를했죠.
돈이냐 자식이냐.
나는 돈 벌러 미국오지 않았다고요.
사실 남편도 한국에 있었으면 가만 있어도 응응응*&^%$#@....
미국사업이라는 것이 전문직이 아닌다음에야
아내의 도움없이 힘들죠.

결국 현금 잘 나오고 무지 잘되던 사업체정리하고
그중 가장 전망 나쁜것 끼고 않기로했읍니다.
남편 혼자 운영할수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요.
10여년을 그렇게 지내다보니 거의 파산직전까지
간 적도있고요.

주위의 시선도 있고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며 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겉으로는 항상 당당한것이 저의 장점이자 자랑거리죠.

어쨋든 작년에 사업체를 정리하여 LA근교에
투자를했는데 운이 좋게도 투자가 잘되어
이제는 어쟀든 백조대열에 끼게되었군요.

항상 남편에게 하던 말이 우리가 빈털털이가 되어도 아이들이 다 떠난후 둘이서 24시간 일을
하며는 언제든지 일어 설수있으니
지금은 엄마가 집에 있어야 할 때라는 것이었읍니다.
다행히 아이들 다 잘 자라주어서 제가 큰소리치고 있읍니다만.

그런데 그거아세요?
백조가 물위에서는 우아한 자태를 하고있지만
그모습을 유지하기위하여
물 밑에서 얼마나 발버둥을 치는지요.

할 이야기가 많으나 혼자 이방을 다 차지 할수도 없고 또 무척 사적인 이야기들이라...

그런데 제 딸년대학에서는 선배가 후배 엄청 챙기든데 나니님 남편께서는 언제 후배 밥 한번 안사주나?
............
오연희답글
피멍든 핑크조..!

새로운 전문용어입니다.ㅎㅎ

우아한 백조얘기에 열받을분 다수 일거 같아서 방탄조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에 이민온 분들중에 남편혼자서(월급자든 사업을 하던..)가정경제 모두 책임지기엔 미국생활비가 한국돈과는 그 단위가 다르지요.

언제...이민20년사 고백서를 한번 듣고 싶습니다.
아마도 책한권분량으로는 모자랄거 같은 Feel이 팍팍^^ 오는데요!

정말 먹고만 살만하면 아이들이 커가는 중요한 시기엔 엄마는 가정을 지키는것이 베스트인것은 알지만 많은 이민자들이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은듯 보입니다. 결단하기엔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요.

정아님은 역시 쪽집게 도사시군요.

"백조가 물위에서는 우아한 자태를 하고있지만
그모습을 유지하기위하여
물 밑에서 얼마나 발버둥을 치는지요."

맞습니다.
그동안은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느라...몰랐는데..
제가 지난 몇달간 아주 슬럼프에 빠졌드랬습니다.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지만..

따님이 나니님 낭군님의 후배군요.
좋은 인연이 될거 같습니다.

조금전에 저녁 외식나갔다가(갑자기 냉면이 먹고 싶어서...) 당구장에 가서 딸이랑 남편이랑 한판치고 전 신문좀 보다가 들어왔습니다.

늦은저녁이라 배도 부르고 아무래도 늦게 자야될것 같은데 눈이 자꾸 감기는것이 그만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