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2
정용진 시인
꽃이 지네
바람이 없어도
새들이 날지 않아도
꽃이 지네.
가는 세월을 못 막는
우리의 삶일지라도
열매를 향한
꽃의 열망은 막 지 못하겠네.
꽃이 지면서
흐르는 눈물 사이로
봉긋봉긋 부풀어 오르는
싱그러운 열매.
사뿐사뿐
내려않는 꽃잎마다
열매 맺는
사랑의 축가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네.
낙화는
슬픔이 아니라
사랑의 아픔이어라
지는 꽃잎마다
방울방울 맺히는
윤기 흐르는 꿈의 열매.
아, 찬란한
생명들의 환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