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이바( Haleiwa)

2004.01.24 23:10

정용진 조회 수:607 추천:148

떠나온 조국이 그리워
허허 바닷가에 서서
마른 가슴을 비벼대며
죄없이 떨고있는
사탕 수숫대들...

103년전
사탕 수수밭 노동자와
사진 신부의 몸으로
저녁때만 되면
차가운 숙소에 모여앉아
감시원의 눈을 피해
울음 보따리를 풀고

가슴을 째고
고도(孤島)를 울리는 곡성(哭聲)에
원주민들도
"떠나가야할 마을"
할리이바(Haleiwa)라고 부른
눈물의 땅.

채찍을 맞아가며
단물이 고인 사탕수숫대를
베어나르던 그들은
쓴 눈물 흘리며
갈대처럼 울었다.

갈매기도 울며  떠나간
짜디짠
태평양 물결에
눈물을 보태던
서러운 땅 하와이

선조들의
눈물로 다져진 묘판위에
너와나는 오늘
떨리는 손으로
또하나의
조국을 심는다.

                        <하와이에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4 Re..가을보다 먼저 와 있는 시 속의 가을 정용진 2003.09.14 1169
803 Re..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 정용진 2003.09.14 1381
802 Re..지나가는 길손이지요. 정용진 2003.09.14 975
801 금강굴(金剛屈) 정용진 2003.09.15 670
800 산머루 정용진 2003.09.15 639
799 단풍(丹楓) 정용진 2003.09.15 591
798 석류 정용진 2003.09.19 621
797 나목(裸木) 정용진 2003.09.24 574
796 야경(夜警) 정용진 2003.10.31 624
795 <추수감사절 송> 11월은 돌아오는 달 정용진 2003.11.02 567
794 Re..장미 (종파) 정용진 2003.12.22 730
793 비로봉(毘盧峰) 정용진 2003.12.27 632
792 독도 정용진 2004.01.18 541
» 할리이바( Haleiwa) 정용진 2004.01.24 607
790 가을 산 정용진 2004.01.31 614
789 발렌타인스 데이 정용진 2004.02.07 588
788 겨울나무 정용진 2004.02.07 596
787 연(鳶) 정용진 2004.02.14 596
786 춘우(春雨) 정용진 2004.02.20 564
785 수여선(水驪線) 정용진 2004.02.28 679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2.14

오늘:
1
어제:
2
전체:
291,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