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2003.09.19 15:49

정용진 조회 수:621 추천:154

타는 바람
흙 먼지
한 여름을
삭정이 울가에 서서
목마른 세월들...

낙엽이 쌓이는
고궁 돌계단을
오르는 심정으로

가슴을 열어
임을 부르는
속마음은
루비빛 열정인데

기인 언덕
실개천에 늘어선
포플라 머리위로
청량히 고이는
하늘은 자수정.

이제 먼 길을 떠난
그대가
상념의 낙엽을 밟고
되돌아와

석류 같은
입술을 포개어
사랑을 입맞출 때

귓전에 흘러드는
그리움의
강물 소리

지금은
우리 모두가
남기고 떠나온
고향 울가에 서서
타는 가슴을 열어
붉게 익을 석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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