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밭에서 .1

2003.03.03 15:44

정용진 조회 수:717 추천:185

잠든 영혼이 눈을 뜨는
이른 아침
장미의 뜨락을 거닐면
소록소록
마음을 열며
피어 오르는
사랑의 숨결.

더러는
눈길로 말하고
더러는
향기로 부르며

삶의 진실과 고뇌를
고백하는
여신의 숲엔
생명의 늪으로 빨려드는
무수한 영혼의
빛과 소리들...

인간이 저만큼
아름다울수 있다면
초연할수 있다면
여유로 설수 있다면

짝을 맞아
가슴 떨리는 연인을 위하여
라반다의 향기를

병상에서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아픈 마음을 위하여
브라이델 와이트의
청초함을...

사랑하는 모두를
남기고 떠나는
임의 관위엔
불같이 타오르는
로얄티 붉은 장미를
승리의 축가처럼
덮어 드리거라.

생일의 기쁨을 맞이하는
그대에겐
황금빛 엠브름을

영광의 졸업을 맞는
자녀들에겐
핑크의 여왕
바비의 꽃다발을

한해의 삶을 감사드리는
추수의계절엔
엔젤리쿼 오렌지빛
장미의 향기를

마음과
정성과
가슴에 담아
드리오라

인간이 저만큼
아름다울 수 있다면
초연할 수 있다면
여유로 설수 있다면

잠든 영혼이
눈을 뜨는 아침
장미의 뜨락엔
소록소록
가슴을 열며
흘러드는
영원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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