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꽃길

2003.02.28 16:08

정용진 조회 수:767 추천:149

1. 섬진강

꽃이 핀다기에
남으로 가네
구름 따라 바람 따라
남으로 가네

산 속에서
겨울을 세고 나온
봄 바람이
홑 치마 자락을 날리며
북으로 오고

지리산 피아골 통곡소리
아직도 잠 못 이뤄
피 빛 물결인데
빨지 산의 원혼처럼
붉은 꽃 등을 달고
애달프게
피어오르는 진달래꽃.

쌍계사 계곡에는
벚꽃이 벙글고
섬진 강변을
황금 물결로 수놓는
철없는 산수유
해맑은 꽃술들이
우리들의 고향을
노래 부르네.

매화 마을에는
새콤한 매실 맛으로
물이 오르는 아낙들의 꿈
남풍에 젖어
섬 진 강변에
봄이 오는구나
꽃의 축제가 벌어지는구나.

2. 화엄사

육신은
물 흐르듯 흘러가도

마음은
산이 되어 묵묵히
천년을 사는구나
노송처럼
바위처럼

육신은
흙이되어 잠들어도
영혼은
종소리로 살아서
하늘을 울리는데

"구름이 일어날 때마다
생명이 피어나고
구름이 슬어질 때마다
생명이 지나니"
나고 멸함이
영원히 저와 같구나.

3. 광한루

산수유 저고리
진달래 붉은 치마
일편단심
올곧은 춘향이 마음에
서슬 퍼런 변학도 도 기죽고
오작교에
봄빛 푸르러

춘향이
물볼기 맞는 소리에
이도령 잠 설치고
운우지정(雲雨之情) 나누던
조선 처녀의
첫 사랑 못 잊어
삼경이 깊어 가는
남원 고을에
사랑이 익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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