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2005.12.11 07:59
산그늘이 내리는 어스름
외진 산마을에
땅이 꺼질까 두려워
여덟 개의 발을 달고
거미가 줄을 타고있다.
박 덩이같이 둥근 달이
초가지붕위에 떠오르면
배속가득 감아놓은
실타래를 풀어
지붕과 지붕 사이로
팔각 그물을 치고도
못미더워
강력한 접착제를 발라놓고
얼빠진 놈들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태초의 광대
거미.
제가 쳐 놓은 줄에
자신도 걸려들 까봐
너에겐 날개가 없구나.
그러나 떠날 때는
육신공양(肉身供養)으로
새끼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성애.
얼마 후 새끼들이
우루 루 몰려나와
하나의 껍질로 남은
시신 앞에서
조시(早詩)를 읊는구나.
어머님
사랑해요.
외진 산마을에
땅이 꺼질까 두려워
여덟 개의 발을 달고
거미가 줄을 타고있다.
박 덩이같이 둥근 달이
초가지붕위에 떠오르면
배속가득 감아놓은
실타래를 풀어
지붕과 지붕 사이로
팔각 그물을 치고도
못미더워
강력한 접착제를 발라놓고
얼빠진 놈들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태초의 광대
거미.
제가 쳐 놓은 줄에
자신도 걸려들 까봐
너에겐 날개가 없구나.
그러나 떠날 때는
육신공양(肉身供養)으로
새끼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성애.
얼마 후 새끼들이
우루 루 몰려나와
하나의 껍질로 남은
시신 앞에서
조시(早詩)를 읊는구나.
어머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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