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2006.12.03 13:28

정용진 조회 수:940 추천:220

결핵을 앓아
거친 숨 결로
살구나무 고개를 넘던
내 누이의 하얀 얼굴
찔레꽃.

공동묘지 가는 길녘에도
홀로 피어서
슬픈 찔레꽃

춘삼월
보리 고개를 넘느라
칠 남매 자식들의 입에
풀 칠을 시키기 위하여
허리띠를 졸라매던
부모님을 따라

왜놈 몰래 일군 뙈기 밭 이랑
감자골 계곡에
뚜갈 나물 캐러
호미 들고
따라 나서던 내 누이

이 봄도
무덤 곁에
달빛으로 피어오른
애달픈 찔레꽃
푸른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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