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비

2008.02.05 22:31

정용진 조회 수:999 추천:264

바람은
비의 머리다.
물가에 맴돌던 봄비를 끌고 와
마른 언덕에 초록 물감을 풀고
붉은 장미꽃을 피운다.

바람은
비의 꼬리다.
구름 속에 머물던 찬비를 밀고 와
가을들에 황금 비단자락을 펼치며
성숙을 재촉하고
늘어선 나무마다
붉은 코사지를 달아준다.

아내는
빗물이 흘러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서리 내린 머리에
검은 염색약을 바른다.
그의 손이 빗줄기처럼
가늘게 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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