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Eras 구장에서

2008.10.15 02:38

정용진 조회 수:984 추천:297


                       정용진
장비와 여포가
한판 벌린다기에
산중 선비가
세상 구경을 나갔것다.

장비가 장팔사모를 내두르며
비룡승천(飛龍昇天)의
묘기를 펼칠 때 마다
6만 5천개의 입에서
포효가 터져 나와
지축을 흔들고

여포의 장창이 한번 솟구치면
13만개의 팔 다리가
깃발처럼 나부끼며
태산 같은 구장이 요동을 친다.

저 광란의 힘은
관연 어디서 나오는 가
한번 북소리가 진동하면
하늘이 뚫리고
구름이 떠밀려가는구나
통술이 금새동이난다.

터치다운 한번에
바위가 갈라져 용암이 분출하고
천만 길 지하 수증기(水蒸氣)가
열기를 뿜어댄다.

발산하고픈 자의 욕망과
폭발하는 자의 몸짓이
서로 맞아 떨어져
젊음의 욕구가 충족되는
광란의 현장.

삶의 온갖 스트레스와 고통을
굉음의 함성으로 쏟아버리고
무장지졸(無將之卒)처럼 훌훌히
제 둥지로 흩어져 되돌아가는
허전한 발길들...

금문교 다리발을 흔드는
분노의 파도가 가슴을 두드리면
저들은 또다시 몰려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쌓인 분노를 쏟아 버리리라.
여기는
대리만족의 거대한 동굴.

* 49Eras는 샌프란시스코 풋볼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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