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선인장

2010.08.05 20:51

정용진 조회 수:1025 추천:273

가시 선인장
                  정용진

애리조나와 네바다 사막에서
작열하는 태양열을 받으며
날카로운 가시를 키우는
선인장.

초록장삼 속에는 동절에
숱한 물로 배를 채우고
물을 뽑아갈 적들을 방어하려고
시퍼런 칼날을 앞세운다.

7월 염천에도
뜨거운 모래 속에 발을 묻고
인내로 견뎌온 목마른 이민자들.

밤에는
달과 별을 바라보며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고
낮에는
거친 황토 길에
지주(支柱) 없이 버티며
매서운 바람을 맞는다.

빈손으로
맨땅에 내려
가갸거겨를  ABCD 로 바꾸면서
흘린 한숨과 눈물이 얼마냐?

지체를 잘라다
박토에 심어도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너의 생명력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너는
진정 이민자의 표상이요
개척자들의 선조다.

가시선인장 가지마다
송이송이 맺힌
누런 땀방울
붉은 핏방울
이민자들의  슬픈 눈망울.

오늘도 거친 사막에서서
하늘을 우러르는 선인장의 꿈은
우리 2세들의
야망처럼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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