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痕迹).2

2011.02.22 05:09

정용진 조회 수:755 추천:255

  
흔적(痕迹).2
정용진

조금 전에는
6.25때 왼발을 잃은 노병(老兵)이
목발에 의지한 채 외진 길을 가더니
얼마 후에는
기계방아에 휘감겨 잘려나간
의수(義手)의 왼팔 잡이가
허위허위 휘적이며 지나간다.

이마 위에는
흘러간 세월들이
홈 패인 잔주름으로 파도치고
얼굴에는
마마자국이 죽은 깨알같이
듬성듬성 박혀있다.

어느 누가
삶이 그리 쉽다했나
인생은 고해(苦海.一切衆生皆苦)라더니
것 옷으로 자신의 아픈 흔적을
허술히 가리고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구나.

흥진비래(興盡悲來)
고진감래(苦盡甘來)

자신의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살아가는
산동네 마루턱에
석양 노을을 토해놓고
훌훌히 떠나가는 붉은 태양
검은 산그늘이 저들의 상처위로
낙엽처럼 추적추적 쌓이고 있구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4 CHI-AHK MOUNTAIN Yong Chin Chong 2006.01.15 604
683 MOUNTAIN SUNSET Yong Chin Chong 2006.01.15 608
682 TREE 3 Yong Chin Chong 2006.01.15 577
681 TREE 4 Yong Chin Chong 2006.01.15 622
680 FALLING FLOWERS Yong Chin Chong 2006.01.22 606
679 AUTUMN BEACH Yong Chin Chong 2006.01.22 575
678 MOUNTAIN TRIP Yong Chin Chong 2006.01.22 599
677 BARE TREE Yong Chin Chong 2006.01.22 608
676 SOLITUDE Yong Chin Chong 2006.01.22 647
675 LAUNDRY Yong Chin Chong 2006.01.22 629
674 AUTUMN MOON Yong Chin Chong 2006.01.29 623
673 SPRING MOON Yong Chin Chong 2006.01.29 683
672 MOON 2 Yong Chin Chong 2006.01.29 649
671 FIELD OF ROSES Yong Chin Chong 2006.01.29 661
670 DAY MOON Yong Chin Chong 2006.01.29 673
669 SONG OF THE RIVER Yong Chin Chong 2006.01.29 698
668 GOURD FLOWER Yong Chin Chong 2006.01.29 747
667 소품사수(小品四首) 수봉 2006.02.06 901
666 Translator histories : (번역진) 이기윤 2006.02.26 959
665 BY THE WINDOW Yong Chin Chong 2006.02.27 741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2.14

오늘:
1
어제:
3
전체:
291,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