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by 김영교 posted May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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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청일 동문을 보내면서 --

사랑한 후의 여운이
쉬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그 작고 예리한 떨림은
가히 충격 이었습니다.

당신은 나로
나는 당신으로
끝없이 타올랐습니다.

나를 어찌 그리도 잘 아는
당신이었는지요.

가닥가닥
쓸어내리고 어루만지는 손길에

나의 의식은
끝간데 없는 곳으로
참 멀리도 날았습니다.

아득하고 서늘하여
나비의 날개짓으로 어깨숨을 쉬었고

나의 온 생애가
당신으로 하여
흔적도 없이 흘러내렸습니다.

오늘,

그리워지는 거리만큼
당신은 또 멀리로 떠나

내 생활의 주파수는
다시 당신에게로 맞춰집니다.

나를 태워
온전한 그리움으로 물드는

나도 단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