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반에서(편지)

by 김영교 posted Oct 04,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매듭짓기와
관계 맺기가 내 삶의 지도를 만든다

매듭맺어 이어지고 또 매듭맺고 또 그렇게
바람에도 꺽이지 않는 탄탄함은 매듭이 주는 힘때문이다

뚜벅 뚜벅 걸어들어온
오늘이란 자루에
순천,순애님이 담겨져있어

젊고 구엽고 미소가 매력적인
어느 분위기에도 잘 어룰리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에 합당한 여인과
조그마한
그러나 무지무지 큰 남자 지도 강사에 멎은 내 놀란 시선.

10월 초순
혼자 있는 주말 오후
그리움이 낙엽지는 창밖을 응시합니다.
곱게 떨어지는 저 가벼운 잎새처럼
욕심을 다 털고 땅으로 내려가는 나의 마지막을
그 때도
꼭 껴 안고 싶은 자루 하나
그 안에 들어있는  반짝이는 사랑들
감사로 충만한 지나 온 발걸음들

내 삶의 구비 구비 인연들을 심어놓아
쓸쓸하고 텅 빌수도 있는 기억의 방들을
아름답고 싱싱한 기도의 호흡으로 가득 체워주시는 이여!

님의 자석 가슴이,
예리한 관찰에 달라  붙는 관심의 눈빛이
중국과 떡고물로 떨어지는 여행 편린들을 신나게 찍도록 허락하소서
마음을
시간을
향기를
디카 사진기에도 입력을 놓치지 마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