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장의 설경은
고향의 눈오는 날
뜨락을 펼쳐 놓는다
눈 꽃송이로 내리는 그리운 얼굴들
그동안 잊고 지낸 주소를 찾아
소식 적고 눈물로 봉한다
편지가 조심스레 열리는 날
하얀 눈꽃
몸을 털며 일어나
천지를 연두입김으로 불어넣겠지
산과 나무들 떨면서
초록물 퍼 올리면
심장이 뛰고 피가 튀는
우주의 맥박이 들리겠지
오늘 같은 날
눈송이가 저렇게 내려
추억의 강으로 스며들면
내 가슴에
흰 발걸음 사뿐이 흔적내는
그대
맥박만큼 뜨겁게
물을 끓여
차를 준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