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소리의 옷> 김영교

by 김영교 posted Jul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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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옷

처음엔 생소한,
입을수록 정이 가는 옷 한 벌 있네

입고 나면 어디론가 외출하고 싶은
살갗처럼 편안하고
입고 또입어도 닳지 않아
수선비도 들지 않는 옷
세월이 가도 유행에 쳐지지 않네

어른도 아이도
남자도 여자도
입으면 모두의 것이 되는 향기
밤이나 낮이나
사계절 어느 절기에도 적합한
포근한 촉감 뚫고 들어와
내 폐부에서 출발하여
초록 들판을 달려 산정을 오르는 상큼한 바람
그런 옷 한 벌 있네

내가 입으면 환해지는 너
함께 걷는 세상 밝기만 하네

오늘따라 삐걱거리는 수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소리의 옷을 입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