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딸
이 월란
카인의 딸인 저에게
아벨의 딸이 되라고 하시는
당신의 입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있습니다
제 안에 가둬진 욕망들이
투명한 가시철망에
온몸이 찢겨도
내일 아침이면
나보다 먼저 눈을 뜰
질긴 욕망의 날개짓
하루쯤 따라가 보고 싶을 때 있습니다
흘려놓은 핏자국따라 돌아오는 길
나보다 더 아파하실 당신이심을 알기에
불나방되려 뿌리치는 손
끝내 놓치 않으실 당신이심을 알기에
오만한 무릎을
오늘도 하루살이 같은 날개짓 위에
올려놓나 봅니다
2006.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