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by 이월란 posted May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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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 월란




어느 길모퉁이 돌면
지향없이
내 발길 멈춰집니다

어느 실날같은 바람소리
귓전에 닿으면
내 가슴 멈춰집니다

어느 맑은 날
보이지 않는 산너머에
하릴없이 눈이 멈춰집니다

산더미같은 일감 쌓아놓고도
어느 순간 생각 없이
바쁜 손이 멈춰집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내 모든 것 언제라도
멈춰버리게 할 수 있는

끝내 눈물 한방울
받아 먹고서야
절 놓아주는
당신

              
                2006-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