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7
어제:
194
전체:
5,030,476

이달의 작가
2009.09.12 02:03

영혼 받아쓰기

조회 수 40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09/09/10)



넋이란 넋은 모조리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발성은 명확하지 않다
발음은 극히 내세적이다
철자법은 왜곡된 세월을, 유린당한 과거를
돌아볼 때마다 철따라 바뀐다
외래어 표기법처럼 국경을 넘을 때마다 애매모호해진다
까탈스런 초등 여교사의 적당히 불러주기처럼
오늘 받은 백지 가득, 영혼 받아쓰기
소리나는대로 쓸까?
연음법칙에 맞춰 쓸까?
구개음화에 빗대어 쓸까?
격음화 현상에 비춰 쓸까?
혼이 빠진 혼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맛이 간 수험생
혼돈을 설계도로 받아쓰라니
무질서의 질서를 서술하라니
폐허의 건물 속을 누비는 케이블 전선처럼 구불구불
경로는 꼬였고 조리 없는 중복과 삭제의 남발
어디선가 본 듯한 데자뷰의 영상 한 컷은
기억의 절음법칙에 물들고
평균을 깎아내리는 문제아의 답안지는 붉은 X표가 난무한다
철 바뀌면 묻어가듯 올라가는 새 학년의 새 교과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축에도 끼지 못하는
사차원을 받아적는 삼차원의 손목이 뻐근하다
기분 나쁘게 혀꼬이는 세컨드 랭귀지의 음절은
영혼의 폭동에 가담 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1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231
1210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235
1209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1208 핏줄 이월란 2008.06.10 242
1207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1206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277
1205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253
1204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242
1203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205
120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201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27
1200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241
1199 P.T.O. 이월란 2008.06.19 211
1198 이월란 2008.06.20 195
1197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05
1196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1195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1194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1
1193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4
1192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0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