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4
어제:
267
전체:
5,024,178

이달의 작가
2008.05.07 15:13

솜눈

조회 수 418 추천 수 6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솜눈


                                         이 월란




밤이 하얗게 사라지고 있다

해 아래 고개 든 봄의 정수리 위에도

아직 종료되지 않은 한(恨)을 하얗게 부수어 내린다

지각 없는 천지에 소복을 입히고

문신처럼 새겨진 항간의 낙서들을 지우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저리도 잊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청정한 햇살 아래 저리도 버리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밤이 하얗게 지워지고 있는 어둠 속에

뜬 눈으로 뭇가슴 지새길 저리도 바라고 있었던가

버선발로 뛰쳐나오길 바라는 임의 소식

그리도 낚아채고 싶었던가

별 따려 하늘 바라던 두 눈이 그리도 역하던가

무명의 몸살을 언땅 위에 패대기를 치고

무참히도 밟아내고 있다

모질게도 입을 막고 있다

삼킨 비명은 정화된 토사물처럼 쌓여만 가고

빙초산같은 손으로

봄밤의 신화를 잠재우고 있다


                                          2007-02-2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1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390 영시집 Flying Roads 이월란 2012.04.10 265
389 영시집 Plato's Closet 이월란 2012.02.05 265
388 불시착 이월란 2009.01.22 265
387 연습 이월란 2009.01.19 265
386 오독(誤讀) 이월란 2008.12.10 265
385 사람의 바다 이월란 2008.05.10 265
384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383 제1시집 불꽃놀이 이월란 2008.05.09 265
382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381 제2시집 밤비행기 이월란 2008.08.24 264
380 제2시집 군중 속에서 이월란 2008.07.14 264
379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378 말하는 옷 이월란 2012.05.19 263
377 견공 시리즈 외박(견공시리즈 115) 이월란 2012.01.17 263
376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375 수신확인 2 이월란 2009.10.11 263
374 골탕 이월란 2009.07.27 263
373 엄마는 생각 중 이월란 2009.04.07 263
372 비밀 이월란 2009.03.21 263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