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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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8 10:57

바람 맞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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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맞으셨군요


  
                                           이 월란




흰곰의 등뼈처럼
눈을 업고 엎드린 록키산 자락 아래
습기라곤 인적없는 도로가에
얼어붙은 눈 뿐인 마른 사막의 겨울


건드리면 마른 낙엽처럼
소리도 없이 바스라질 것 같은 사람들은
모두 파스타를 먹으러 가나보다
늦으면 파스타가 불어터질까봐 저렇게
쌩쌩 달리고 있겠지


온몸을 귀로 착각한
십대들이 귀걸이를 아프게 걸고
할로윈도 아닌데 사이좋게 까마귀 복장을 하곤
왁자지껄 지나간다


오지도 않을 버스를
애초에 있지도 않은 버스를
온종일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무엇이 모자라 그렇게 사치를 부리고 다니는지
내 가슴에 묻고 있는데
헝클어진 머리카락 내 얼굴에 뿌리며 바람까지 거든다


바람 맞으셨군요              


                                                   200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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