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질
이 월란
쇠털같은 날들의 낯설음과 안락함이 병치된 뜰
탱자나무같은 가시달린 관목이 울타리로 버티고
혼잣소리 다 받아 삭여 녹인, 지반 가득 메워진 토양
쓸어낼 것 없는 가슴 밑바닥을 쉬지 않고
비질을 해대는 손
잠재운 홍진이 눈앞을 가리고
마른 기침은 얼굴 없는 가슴의 폐부를 찌릅니다
성긴 빗살 자국 간간이 지워놓은 두 발자국 따라
몸 밖으로 뛰쳐나간 가슴
황사 이는 뿌연 세상 눈감고 달려 갑니다
저만치 붙박여 서 있는 당신의 가슴으로
나의 혼이 당신을 알아봅니다
아
사랑입니다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