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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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8 12:19

무통분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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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분만실    



                                               이 월란




쾌락이 욕망을 타고
운명이란 역(驛)에 닿으면
붐비는 환승객들 사이로
고통이 서둘러 짐을 들고 내린다

역사(驛舍)를 비추는 은빛 바늘같은 예감을 따라
음습한 어둠을 깔고 또아리를 틀면
또 하나의 아기집을 다독이며 미소를 짓는다

입덧은 변기를 끌어안고
허기와 식탐이 잔치를 벌이면
기다렸던 태동은 시작되고
고통의 손발이 쑥쑥 자란다

부려내는 고통의 짐
하나 하나 건네 받으며
마디 마디 부종은 가슴까지 번져오고

단단한 고통의 집이 배꼽까지 밀어내면
어느 날 새벽
생리통같은 산기(産氣)가 나를 깨우고
젖은 눈 속에 갇혀있는 세상이 통째로 흔들린다

두려움은 엉킨 실타래처럼 굴러가
타협의 손 내밀어보지도 못하고
급하게 문을 두드린다
무통분만실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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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울초

  2.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3. 그런 날 있다

  4. 봄의 넋

  5. 이별을 파는 사람들

  6. 바람의 밀어

  7. 악몽

  8. 비질

  9. 꽃샘추위

  10. 음모(陰謀)

  11. 연(鳶)

  12. 무통분만실

  13. 가을의 뒷모습

  14. 불치병

  15. 착각

  16. 차라리

  17. 판토마임

  18. 알기나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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