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01
어제:
183
전체:
5,021,285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8 12:19

무통분만실

조회 수 44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통분만실    



                                               이 월란




쾌락이 욕망을 타고
운명이란 역(驛)에 닿으면
붐비는 환승객들 사이로
고통이 서둘러 짐을 들고 내린다

역사(驛舍)를 비추는 은빛 바늘같은 예감을 따라
음습한 어둠을 깔고 또아리를 틀면
또 하나의 아기집을 다독이며 미소를 짓는다

입덧은 변기를 끌어안고
허기와 식탐이 잔치를 벌이면
기다렸던 태동은 시작되고
고통의 손발이 쑥쑥 자란다

부려내는 고통의 짐
하나 하나 건네 받으며
마디 마디 부종은 가슴까지 번져오고

단단한 고통의 집이 배꼽까지 밀어내면
어느 날 새벽
생리통같은 산기(産氣)가 나를 깨우고
젖은 눈 속에 갇혀있는 세상이 통째로 흔들린다

두려움은 엉킨 실타래처럼 굴러가
타협의 손 내밀어보지도 못하고
급하게 문을 두드린다
무통분만실

                                               2007-11-1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1638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4
1637 영시 A Negro 이월란 2016.08.16 44
1636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4
1635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6
1634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3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A Bird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