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5
어제:
267
전체:
5,024,179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2

평행선

조회 수 485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평행선



                                             이 월란




내 몸 빌어 태어난 아이
내 것인줄 알았습니다


손금하나 그어준 것 없이
머리칼 한올 심어준 것 없이
신비로 이어진 탯줄 빌어
허기진 어린 배 채워주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정년 내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추웠기에
바람막이를 세워 주었고
꽃이 되고 싶다기에
자고나도 시들지 않을 마른꽃을 걸어 주었고
무지개가 보고싶다기에
밤새 칠한 일곱색깔 무지개도 걸어주었습니다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기에
열심히 대사를 외우게 했고
난 넘어지고 아팠기에
내 손 부르트도록 길 닦아주었습니다


어느 햇살도 눈부신 날
그 아이는 찬바람 일으키며
산너머 있다는 희미한 무지개 좇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온실보다 차가운 세상이 좋다고
무대위의 주인공이나 조역조차도 아닌 차라리 관객이고 싶다고
넘어져 깨어지고라도 피가 빨갛다는 것 보고싶다고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내 손 닿을 수 없지만
결코 멀어지지도 않을
나의 또다른 평행선이란 걸 알지 못했습니다
결코 내가 될 수 없는 나의 분신이란걸 몰랐습니다

                                                          2006-11-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1650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1649 흙비 이월란 2010.03.22 523
1648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6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646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115
1645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6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643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64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641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164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1639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163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63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6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63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634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1633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632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