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6
어제:
177
전체:
5,020,384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2

평행선

조회 수 485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평행선



                                             이 월란




내 몸 빌어 태어난 아이
내 것인줄 알았습니다


손금하나 그어준 것 없이
머리칼 한올 심어준 것 없이
신비로 이어진 탯줄 빌어
허기진 어린 배 채워주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정년 내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추웠기에
바람막이를 세워 주었고
꽃이 되고 싶다기에
자고나도 시들지 않을 마른꽃을 걸어 주었고
무지개가 보고싶다기에
밤새 칠한 일곱색깔 무지개도 걸어주었습니다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기에
열심히 대사를 외우게 했고
난 넘어지고 아팠기에
내 손 부르트도록 길 닦아주었습니다


어느 햇살도 눈부신 날
그 아이는 찬바람 일으키며
산너머 있다는 희미한 무지개 좇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온실보다 차가운 세상이 좋다고
무대위의 주인공이나 조역조차도 아닌 차라리 관객이고 싶다고
넘어져 깨어지고라도 피가 빨갛다는 것 보고싶다고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내 손 닿을 수 없지만
결코 멀어지지도 않을
나의 또다른 평행선이란 걸 알지 못했습니다
결코 내가 될 수 없는 나의 분신이란걸 몰랐습니다

                                                          2006-11-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평행선 이월란 2008.05.08 485
1590 눈(雪) 이월란 2008.05.08 350
1589 또 하나의 얼굴 이월란 2008.05.08 414
1588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1587 장원급제 이월란 2008.05.08 360
1586 방황 이월란 2008.05.08 326
1585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6
1584 눈밭 이월란 2008.05.08 324
1583 이별모습 이월란 2008.05.08 333
1582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1581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1
1580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1579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0
1578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1577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5
1576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1575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5
157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1573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47
1572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