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0
어제:
184
전체:
5,020,795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2

평행선

조회 수 485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평행선



                                             이 월란




내 몸 빌어 태어난 아이
내 것인줄 알았습니다


손금하나 그어준 것 없이
머리칼 한올 심어준 것 없이
신비로 이어진 탯줄 빌어
허기진 어린 배 채워주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정년 내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추웠기에
바람막이를 세워 주었고
꽃이 되고 싶다기에
자고나도 시들지 않을 마른꽃을 걸어 주었고
무지개가 보고싶다기에
밤새 칠한 일곱색깔 무지개도 걸어주었습니다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기에
열심히 대사를 외우게 했고
난 넘어지고 아팠기에
내 손 부르트도록 길 닦아주었습니다


어느 햇살도 눈부신 날
그 아이는 찬바람 일으키며
산너머 있다는 희미한 무지개 좇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온실보다 차가운 세상이 좋다고
무대위의 주인공이나 조역조차도 아닌 차라리 관객이고 싶다고
넘어져 깨어지고라도 피가 빨갛다는 것 보고싶다고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내 손 닿을 수 없지만
결코 멀어지지도 않을
나의 또다른 평행선이란 걸 알지 못했습니다
결코 내가 될 수 없는 나의 분신이란걸 몰랐습니다

                                                          2006-11-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1 제2시집 혓바늘 이월란 2008.07.28 289
1590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1589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1588 허아비 이월란 2008.05.09 440
1587 허물벗기 이월란 2009.04.05 294
1586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1585 향기로운 부패 이월란 2010.11.24 413
1584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1583 행복사냥 이월란 2008.05.09 354
1582 행글라이더 이월란 2010.01.04 386
1581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1580 해커 이월란 2009.04.22 291
1579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1578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1577 제1시집 해빙기(解氷期) 이월란 2008.05.09 345
1576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1575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08
1574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1573 제3시집 함정이 없다 이월란 2010.11.24 451
1572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