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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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8 14:02

잃어버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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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


                              이 월란




냉장고 문을 연다
1초 2초 3초 4초
치즈 버터 잼 두부 김치
한 30초쯤 서 있는다
왜 그러고 있는지
생각날리 없다


이층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사이 목적지가 달아난다
아무 방문이나 열고
한 20초쯤 서 있는다


냉장고 문을 닫고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이전 행동을 되풀이해야만
해답이 나오는 날이다


아이들의 입술이
발동기 모터를 달아놓은 것처럼
소리도 없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다시 한번 천천히 말해 주겠니
화를 내고 가버린다


그래 요즘 세상에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며
사는 사람 없지
외계인이지


발이 땅에 닿아 있지 않은 날
외계인에게 통째로 빼앗겨버린 날
훨훨 날아다니는
오늘 같은 날            


                                   200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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