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아니하실지라도

by 이월란 posted May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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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 월란





당신이 권고해 주신 길은
당신이 걷게 해 주신 길보다
왜 언제나 더 좋은 길이어야만 하나요


나의 밖에 있는 길은
눈 앞에서 나의 자귀를 선명히 찍어내고
기억을 깨워 해뜨려
아린 손가락 세워 이정표 가리키며
따라오라고 손짓하네요


내 안에 있는 길은
그 기억의 오라기를 밟은 상흔을 새기고서도
목이 꺾어지도록
돌아보고 또 돌아봅니다


가지 못한 길
갈 수도 있었다고 부질없이 되뇌며
권고해 주시는 길
정녕 걷게 하여 주시지 아니할지라도
아직도 미련 떨며 길 밖에서 서성입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200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