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2
어제:
194
전체:
5,030,491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14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조회 수 385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 월란




무시로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시거에 두 손으로 막을 순 없나니
손끝에서 발끝까지 혈류를 타고 내려와
디딘 지반 위에 고즈넉이 흘러내리면
익숙한 계절의 죽은 고엽(枯葉)마저
성숙한 대지의 품에서 낯선 계절 위에 봄꽃으로 피어나리니
쟁기질 못한 가슴밭에도 망각의 씨앗은 뿌려지고 키워져
생살이 도려내어진 아픔조차 광음(光陰)의 운무 아래 형체를 잃어가고
그렁그렁 눈물 속으로 잦아들리니
비가 되어 내리는 그리움 아래 외면의 우산을 펴지도 말 것이며
눈이 되어 내리는 설원의 동토(凍土)에서도 순백의 섬돌 위에
순결했던 애모의 발자국 한 둘쯤 남겨 놓아도 좋지 않으리
바람으로 부는 그리움의 길에선 시린 가슴이 흩뿌리는 눈물 몇 방울 쯤
눈먼바람에 실어 보내도 좋지 않으리
그리움은 그렇게 내 생존의 강줄기 옆에 느런히 누워 유유히 흐르게 하라
결코 범람치도, 역류치도 못할 그리움은
그렇게 강이 되어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2007-04-03




* 시거에 : 다음은 어찌 되었든, 우선 급한 대로
* 느런히 : 죽 벌여서, 나란히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1 제2시집 로란 (LORAN) 이월란 2008.07.16 263
470 창 밖에 꽃이 이월란 2008.07.15 228
469 제2시집 군중 속에서 이월란 2008.07.14 264
468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467 제2시집 부메랑 이월란 2008.07.11 253
466 제2시집 홍하(紅霞)의 해빈 이월란 2008.07.08 335
465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464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207
463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214
462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352
461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460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0
459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4
458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1
457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456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455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05
454 이월란 2008.06.20 195
453 P.T.O. 이월란 2008.06.19 211
452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241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