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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14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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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 월란




무시로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시거에 두 손으로 막을 순 없나니
손끝에서 발끝까지 혈류를 타고 내려와
디딘 지반 위에 고즈넉이 흘러내리면
익숙한 계절의 죽은 고엽(枯葉)마저
성숙한 대지의 품에서 낯선 계절 위에 봄꽃으로 피어나리니
쟁기질 못한 가슴밭에도 망각의 씨앗은 뿌려지고 키워져
생살이 도려내어진 아픔조차 광음(光陰)의 운무 아래 형체를 잃어가고
그렁그렁 눈물 속으로 잦아들리니
비가 되어 내리는 그리움 아래 외면의 우산을 펴지도 말 것이며
눈이 되어 내리는 설원의 동토(凍土)에서도 순백의 섬돌 위에
순결했던 애모의 발자국 한 둘쯤 남겨 놓아도 좋지 않으리
바람으로 부는 그리움의 길에선 시린 가슴이 흩뿌리는 눈물 몇 방울 쯤
눈먼바람에 실어 보내도 좋지 않으리
그리움은 그렇게 내 생존의 강줄기 옆에 느런히 누워 유유히 흐르게 하라
결코 범람치도, 역류치도 못할 그리움은
그렇게 강이 되어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2007-04-03




* 시거에 : 다음은 어찌 되었든, 우선 급한 대로
* 느런히 : 죽 벌여서,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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