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9
어제:
193
전체:
4,975,560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35

섬이 너를 부르거든

조회 수 316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 월란




섬이 너를 부르거든 지체말고 가거라
뭍의 얼룩을 지울 때까지 머물 순 없나니
군중 사이 찌든 땟물 가슴 절이는 미련뿐일지라도
우둔한 삶이 너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지라도
승리 보장된 전투에 출정하는 씩씩한 융사(戎士)처럼
그렇게 가거라
해구의 후미진 곳에 웅크린 너의 숨은 가슴 마저 쓸어담아
해분에 게워낸 토악물 훔친 소매로 눈물 닦지도 말고
피붙이의 손을 뿌리치고 병인(病人)도 의백(醫伯)도 없는 무의촌
정기선의 출항 시간표도 붙어있지 않은 그 곳으로
침수된 시름, 펼친 열손가락으로 건져내어 옆구리에 차고
돌아오는 뱃길 그어 놓을 필요도 없는 그 곳으로
오한의 날들이, 땀으로 멱을 감던 그 폭염마저 그리워 할 날
없지 않으리마는
서늘맞이 하는 환희의 고개를 들고 두 손 모아 고립의 문을 열자
외딴 섬 연명하던 나무 한그루, 가지마다 휘어지도록
승전의 월계관 흔들리는 시린 능선 위에 너의 이름 석자 새겨져있나니
홀로 태어나 홀로 가는 통보된 물위의 길
그린란드의 등줄기에 생의 시름이 누이는 날
따라온 바다줄기도 일없다 돌아서리니
마그마처럼 흘러내리던 지난날의 고초 해열에 식히며
홀로된 넋을 부르며 그렇게, 너의 섬으로 돌아가거라
                                        

                                                                         2007-04-15



* 그린란드(Greenland) : 〖지명〗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1 별이 된 사람 이월란 2008.05.09 305
1530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37
1529 제1시집 수평선 이월란 2008.05.09 340
1528 제1시집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월란 2008.05.09 356
1527 제1시집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 이월란 2008.05.09 370
1526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03
1525 제1시집 망부석 이월란 2008.05.09 296
1524 사유事由 이월란 2008.05.09 703
1523 청연(淸緣) 이월란 2008.05.09 347
1522 주망(蛛網) 이월란 2008.05.09 322
1521 행복사냥 이월란 2008.05.09 333
1520 제1시집 부음(訃音) 이월란 2008.05.09 405
1519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24
» 제1시집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월란 2008.05.09 316
1517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43
1516 에움길 이월란 2008.05.09 387
1515 마중물 이월란 2008.05.09 273
1514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47
1513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52
1512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0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