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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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9 11:43

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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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꽃


                                                              이 월란




산모롱이 건너 하늘끝에 생이들 줄지어 날아가면
안개시리 타고 뽀얀 비살이 번져오고
설핏 빗방울들은 창가에 투명한 비꽃으로 흩뿌리듯 피어나면
마음밭에는 꽃비가 내리잖아
찬비맞은 마음 건들장마처럼 개고 궂기에 지치지도 못하고
여우비 맞은 개울가의 풀빛처럼 청아해지기도
웃비 그친뒤 더 빛나는 햇살처럼 맑아지기도
누에나비의 푸른 촉수처럼 홀로 푸르러지기도 하잖아
높하늬바람 사이로 소리없이 내리는 실비
미련떠는 가슴에 채찍비로 내리기도
덧난 상처 위에 새살 뿌리는 약비가 되기도
갈라진 가슴터에 내리는 단비 눈물되어 내리기도 하여
날비 맞은 마른 가슴에 진갈이 하듯 자장가 불러주는
잠비소리 배고 꽃비 맞으며 눈 감으면
풋잠 꿈속에서도 밤비는 멎지 않아
잠깬 아침 벗갠 하늘 아래
두 눈에 이슬되어 반짝이잖아

                                  
                                                              200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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