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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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9 12:01

동시 7편

조회 수 443 추천 수 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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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1>

까끌까끌, 보들보들 / 이 월란

<제9회 바다문예제전 동시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아빠 신문 보실 때
양반다리 안으로 쏙 들어가면
까끌까끌 수염 턱

엄마 뜨개질 하실 때
치마 펄럭이며 쏙 들어가면
보들보들 예쁜 턱

까끌까끌
보들보들
알 수가 없어
어떤게 더 좋은건지

까끌까끌
보들보들
정말 신기해




<동시 #2>

소꿉놀이 / 이 월란

노랑 바구니에
무지개색 소꿉살림

아이고 허리야~~
엄마흉내 한나절

여보 밥줘~~
아빠흉내 한나절

너는 아빠, 하하하
나는 엄마, 호호호

해가 지면 우리
어떻게 저 조막만한
집으로 들어가지?




<동시 #3>

구슬바다 / 이 월란

파란하늘 찡그리고
먹구름 신이나면
또르르 똑 똑
구슬되어 떨어지는 빗방울

또르르 똑 똑
온종일 떨어져
온동네 구슬바다되면

반짝반짝 물구슬
한바가지 퍼와서
우리엄마 생일날
수정목걸이 만들었으면




<동시 #4>

내 동생 / 이 월란

내 공작 숙제 망쳐놓고
내 게임기 고장내 버리고
내 과자 훔쳐먹는
욕심쟁이 심술쟁이 내 동생

엄마에게 혼나면 깨소금 맛인데
동네 꼬마들에게 맞으면
왜 쓴맛일까요




<동시 #5>

엄마냄새 / 이 월란

고소하고 매콤한 찌게 냄새
분냄새 향수냄새보다 더 진한
울 엄마 냄새

싹뚝싹뚝 도마위의 칼질소리
공부해라, 피아노 쳐라
잔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은
울 엄마 소리




<동시 #6>

꽃이 될래요 / 이 월란

혀 없어 말 못해도
손 없어 못 만져도
발 없어 못 가도

꽃잎 파르르 떨리도록
나만 좋아해 주는
너의 꽃이 되고 싶어





<동시 #7>

엄마가 만든 요술 쿠키 / 이 월란

동글납작 고소한 쿠키
입안에 쏙 넣어요
침 섞어 씹어 삼키면
이건 쿠키가 아니에요, 엄마

마법의 요술 덩어리
소리도 없이 요술에 걸린 쿠키
목구멍에서 파도타는 요트처럼 쏙 넘어가버리죠

배꼽까지 내려가면 나를 키우기 시작하죠
힘세고 착한 소년처럼 만들어버려요

그렇게 보지 마세요
어른같은 눈빛으로
어른같은 생각으로

어른들은 너무 많이 생각하죠
어른들은 너무 조금 생각하죠
상상의 나래를 펴세요, 엄마
그럼 보이실거에요
이건 단순한 쿠키가 아니에요

뭔가가 더 있어요


                              200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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