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5
어제:
176
전체:
5,020,916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04

가시내

조회 수 315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내



                                                                    이 월란




구름꽃을 밟으며 고향에 가면
담장과 싸우고 등지고 앉아
찰랑찰랑 햇살을 가지고 노는 콩만한 가시내 하나 있다


공깃돌에 인 손톱가시 앞이빨로 자근자근 씹어 뱉으며
땅따먹기로 차지 한 땅 가위로 잘라 귤빛 노을옷을 입혀 놓고
봇도랑 가에 외주먹 묻어 모래성 쌓고 있는 고 가시내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까치란 놈이 모래성의 단단한 아치형 등뼈를
세상 속에 버젓이 드리워 줄 때까지
흰소리 같은 노랫가락 신들린 주문인 듯
모래성이 무너질까 세상이 무너질까 침이 타도록 불러재끼며  
밥 먹으라는 엄마의 고함 소리 몰개 속에 묻어버리는 가시내


외주먹 뺀 집채 안에 호박꽃잎 뜯어낸 샛노란 촛불 밝혀 두면
봇도랑 온몸에 유채꽃으로 쏟아지던 햇살 보다 더 밝아지는 세상에
눈이 부셔 울었던 가시내


고향에 가면
까치가 되어 집을 짓고 엇송아지처럼 물 마시며
모래성 쌓고 있는 가시내 하나 있다              

                          

                                                                 2007-06-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1 금치산녀 이월란 2009.08.29 503
1470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 2010.12.14 502
1469 숲의 함성 이월란 2010.10.29 502
1468 여행, 일탈을 맛보다 이월란 2008.05.07 502
1467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1466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1465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1464 제3시집 인형의 눈 이월란 2011.09.09 498
1463 기우杞憂 이월란 2011.01.30 498
1462 피카소 안경 이월란 2009.10.14 497
1461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460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1459 견공 시리즈 토비, 천연 스모키 화장의 진수를 보여주다(견공시리즈 52) 이월란 2010.01.11 496
1458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1457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1456 칼 가는 사람 이월란 2009.05.04 495
1455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1454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3
1453 견공 시리즈 짝사랑(견공시리즈 11) 이월란 2009.08.13 492
1452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