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7
어제:
183
전체:
5,020,558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04

가시내

조회 수 315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내



                                                                    이 월란




구름꽃을 밟으며 고향에 가면
담장과 싸우고 등지고 앉아
찰랑찰랑 햇살을 가지고 노는 콩만한 가시내 하나 있다


공깃돌에 인 손톱가시 앞이빨로 자근자근 씹어 뱉으며
땅따먹기로 차지 한 땅 가위로 잘라 귤빛 노을옷을 입혀 놓고
봇도랑 가에 외주먹 묻어 모래성 쌓고 있는 고 가시내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까치란 놈이 모래성의 단단한 아치형 등뼈를
세상 속에 버젓이 드리워 줄 때까지
흰소리 같은 노랫가락 신들린 주문인 듯
모래성이 무너질까 세상이 무너질까 침이 타도록 불러재끼며  
밥 먹으라는 엄마의 고함 소리 몰개 속에 묻어버리는 가시내


외주먹 뺀 집채 안에 호박꽃잎 뜯어낸 샛노란 촛불 밝혀 두면
봇도랑 온몸에 유채꽃으로 쏟아지던 햇살 보다 더 밝아지는 세상에
눈이 부셔 울었던 가시내


고향에 가면
까치가 되어 집을 짓고 엇송아지처럼 물 마시며
모래성 쌓고 있는 가시내 하나 있다              

                          

                                                                 2007-06-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1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1490 피터 팬 증후군 이월란 2010.04.18 520
1489 형이상학의 본질 이월란 2010.07.19 519
1488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18
1487 발칸의 장미 이월란 2010.01.07 517
1486 어제는 자유 이월란 2010.10.29 516
1485 나의 통곡은 이월란 2010.04.18 516
1484 제3시집 잠수종과 나비 이월란 2011.04.09 515
1483 견공 시리즈 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이월란 2010.04.13 514
1482 피카소 시집 이월란 2009.10.29 512
1481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이월란 2012.01.17 511
1480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1479 그대여 이월란 2008.05.10 510
1478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1477 어항 이월란 2008.05.07 509
1476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1475 영문 수필 Revenge 이월란 2010.02.28 507
1474 자동 응답기 이월란 2010.02.28 506
1473 제3시집 마루타 알바 이월란 2009.06.17 506
1472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