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1
어제:
379
전체:
5,021,494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4

동대문

조회 수 4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대문


                                                            이 월란




밥벌이의 치열함이 한평 점포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앙상한 날개들을 진열해 놓은 종로 6가
운이, 재수가, 꿈이, 희망이, 저금통장이
깜찍하게 명품을 재연해 놓은 바느질 사이로
한뜸 한뜸 기워지고 있는 보물 제1호, 흥인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했다간 따귀 맞기 좋은 저자거리
흥정을 하며 쪽거울 앞에서 날개를 달아본 미시족
아무래도 샀다간 후회하지
쭈뼛 쭈뼛 돌아서는 눈치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지 못한 죄로 뒷덜미가 후끈할 때
김치찌개 뜨던 숟가락 양은쟁반에 내동댕이치며
<재수 없어>란 말도 아까워 입안으로 삼킨 새파란 주인아가씨
똥물 튀긴 표정으로 아침식사도 끝내기 전에
마수걸이를 망쳐놓은 용서받지 못할 악귀의 뒤태에
소금병을 들고 한움큼 뿌리는 곳
저 날개를 달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나비들이 떼를 지어 쫓아올까
원가 들먹이는 밑지는 장사 입으로만 하다 새우잠을 자기도 하는
한평 인생족들이 오늘도 꽉다문 지갑의
악귀들을 부르고 있는 흥인지문
                  

                                                           2007-06-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1 아모스 아모스 이월란 2008.07.19 214
1470 영문 수필 Reflection of Without Pity 이월란 2012.04.10 214
1469 영문 수필 David Oshinsky Lecture 이월란 2012.04.10 215
1468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1467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1466 신비로운 공식 이월란 2008.11.06 217
1465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1464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1463 영문 수필 Eating Food, Eating Love 이월란 2014.05.28 218
1462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1461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1460 같이 이월란 2008.05.10 220
1459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1458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1457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1456 공존 이월란 2011.09.09 222
1455 사각지대 이월란 2009.10.05 223
1454 영문 수필 History of the Holocaust: an Overview 이월란 2013.05.24 223
1453 병상언어 이월란 2008.05.10 225
1452 만개(滿開) 이월란 2008.05.10 225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