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1
어제:
307
전체:
5,024,452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4

동대문

조회 수 4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대문


                                                            이 월란




밥벌이의 치열함이 한평 점포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앙상한 날개들을 진열해 놓은 종로 6가
운이, 재수가, 꿈이, 희망이, 저금통장이
깜찍하게 명품을 재연해 놓은 바느질 사이로
한뜸 한뜸 기워지고 있는 보물 제1호, 흥인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했다간 따귀 맞기 좋은 저자거리
흥정을 하며 쪽거울 앞에서 날개를 달아본 미시족
아무래도 샀다간 후회하지
쭈뼛 쭈뼛 돌아서는 눈치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지 못한 죄로 뒷덜미가 후끈할 때
김치찌개 뜨던 숟가락 양은쟁반에 내동댕이치며
<재수 없어>란 말도 아까워 입안으로 삼킨 새파란 주인아가씨
똥물 튀긴 표정으로 아침식사도 끝내기 전에
마수걸이를 망쳐놓은 용서받지 못할 악귀의 뒤태에
소금병을 들고 한움큼 뿌리는 곳
저 날개를 달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나비들이 떼를 지어 쫓아올까
원가 들먹이는 밑지는 장사 입으로만 하다 새우잠을 자기도 하는
한평 인생족들이 오늘도 꽉다문 지갑의
악귀들을 부르고 있는 흥인지문
                  

                                                           2007-06-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990 시가 말을 건다 이월란 2009.05.12 397
989 연인 이월란 2009.05.12 276
988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987 그녀는 동거 중 이월란 2009.05.12 443
986 빛나는 감옥 이월란 2009.05.19 339
985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984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견공시리즈 1) 이월란 2009.05.19 389
983 성대묘사 이월란 2009.05.30 291
982 사고다발지역 이월란 2009.05.30 261
981 견공 시리즈 개같은(견공시리즈 2) 이월란 2009.05.30 434
980 견공 시리즈 천성(견공시리즈 3) 이월란 2009.05.30 302
979 견공 시리즈 IQ 와 EQ(견공시리즈 4) 이월란 2009.05.30 474
978 견공 시리즈 오수(午睡)의 나라(견공시리즈 5) 이월란 2009.05.30 417
977 경계인 2 이월란 2009.06.01 366
976 슬픔의 궤 이월란 2009.06.01 402
975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974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973 영매(靈媒) 이월란 2009.06.06 345
972 E.R. 하나님 이월란 2009.06.06 320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