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2
어제:
265
전체:
5,022,606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4

동대문

조회 수 4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대문


                                                            이 월란




밥벌이의 치열함이 한평 점포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앙상한 날개들을 진열해 놓은 종로 6가
운이, 재수가, 꿈이, 희망이, 저금통장이
깜찍하게 명품을 재연해 놓은 바느질 사이로
한뜸 한뜸 기워지고 있는 보물 제1호, 흥인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했다간 따귀 맞기 좋은 저자거리
흥정을 하며 쪽거울 앞에서 날개를 달아본 미시족
아무래도 샀다간 후회하지
쭈뼛 쭈뼛 돌아서는 눈치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지 못한 죄로 뒷덜미가 후끈할 때
김치찌개 뜨던 숟가락 양은쟁반에 내동댕이치며
<재수 없어>란 말도 아까워 입안으로 삼킨 새파란 주인아가씨
똥물 튀긴 표정으로 아침식사도 끝내기 전에
마수걸이를 망쳐놓은 용서받지 못할 악귀의 뒤태에
소금병을 들고 한움큼 뿌리는 곳
저 날개를 달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나비들이 떼를 지어 쫓아올까
원가 들먹이는 밑지는 장사 입으로만 하다 새우잠을 자기도 하는
한평 인생족들이 오늘도 꽉다문 지갑의
악귀들을 부르고 있는 흥인지문
                  

                                                           2007-06-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주중의 햇살 이월란 2010.04.23 330
990 그리움 5 이월란 2010.04.23 364
989 매핵기(梅核氣) 이월란 2010.04.23 382
988 피터 팬 증후군 이월란 2010.04.18 520
987 금단(禁斷) 이월란 2010.04.18 416
986 내게 당신이 왔을 때 이월란 2010.04.18 434
985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984 예감 이월란 2010.04.18 424
983 나의 통곡은 이월란 2010.04.18 516
982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981 평론의 횟감 이월란 2010.04.13 399
980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979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35
978 비온 뒤 이월란 2010.04.13 491
977 기다림 2 이월란 2010.04.13 356
976 견공 시리즈 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이월란 2010.04.13 514
975 봄눈 2 이월란 2010.04.05 430
974 이월란 2010.04.05 449
973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972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