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둥

by 이월란 posted May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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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둥



                     이 월란
  



유리기둥을 기어오른다
열 손가락 마디마다
가시가 돋지 않는 한

미끈하게 추락한다

꽃의 그리움으로
나무의 외로움으로
안개의 고단함으로
바람의 서러움으로

발 디딘 여윈 대지

한 발씩 타고 오르는
수직의 길
가슴을 딛고 오르는
눈물을 타고 오르는
생명빛 찬란한
유리기둥


                   2007-07-26